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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진료실과 지방자치단체 복지 현장에 머물던 의료 인공지능(AI) 기술이 아파트 입주민의 일상 주거 공간으로 영역을 넓혔다.

정신건강 메디컬 AI 스타트업 닥터프레소는 HL디앤아이한라와 입주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AI 마음건강 솔루션 업무협약을 지난 3일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닥터프레소가 개발한 음성 기반 감정 분석 알고리즘을 HL디앤아이한라의 아파트 스마트홈 플랫폼 '터치HL'에 연동하는 것이다.

닥터프레소는 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을 대상으로 AI 진료기록 보조 솔루션 '소피'를 공급해 30여 개 의원에 안착시켰다. 서울시와 속초시, 부천시 등 지방자치단체 공공 복지 연계 사업에도 주력해 왔다.

그러나 병원용 소프트웨어 시장은 전체 의원 수의 한계로 성장 속도가 제한적이고, 공공 돌봄 사업은 예산 의존도가 높아 민간 차원의 자생적 확장이 쉽지 않았다.

이번 스마트홈 연동은 이런 확장성 한계를 주거 플랫폼과의 제휴로 돌파하려는 시도다. 터치HL을 통하면 앱 설치나 병원 방문이라는 초기 진입 장벽 없이 입주민이 집 안에서 정서 변화를 확인하고 리포트를 받아볼 수 있다.

닥터프레소는 음성 분석으로 감정과 우울감 상태를 점검하고 자가 관리 가이드를 제공하며,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전문 의료기관 진료로 이어지도록 연계하는 경로를 구상하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도 기존 조명·난방·가스 제어 중심에 머물던 스마트홈 서비스의 차별화 요소로 헬스케어를 선택했다. 하드웨어 중심의 분양 경쟁에서 벗어나 입주민 라이프케어를 전면에 내세우는 건설 업계 흐름과 맞닿아 있다.

양사는 장기적으로 실내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수집하는 수면·활동 패턴 등 주거 환경 데이터와 음성 기반 정서 데이터를 결합해 입주민 상태를 입체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다만 진료실 밖 일상 공간으로 의료 AI가 침투하는 만큼 넘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쟁점은 가정 내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와 민감 의료정보 수집에 따른 법적 규제다.

스마트홈 환경에서 수집되는 일상 음성과 대화 데이터는 개인 식별 가능성과 사생활 침해 위험이 높은 영역이다. 이용자의 자발적이고 명확한 동의 체계와 철저한 비식별화, 종단간 암호화 등 개인정보 보호 안전장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입주민의 심리적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와 의료법상 진단 행위 간 경계 설정도 과제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음성 분석 결과는 우울감이나 스트레스 경향성을 조기에 인지하도록 돕는 보조 지표일 뿐 의학적 확진을 대신할 수 없다.

분석 결과의 신뢰도를 높여 위양성이나 위음성으로 인한 불필요한 공포를 막아야 하고, 고위험군이 감지됐을 때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전문 의료기관으로 매끄럽게 연결되는 프로세스를 입증해야 한다.

이번 협약이 단순한 기술 실증 협업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신축·기축 단지로 실제 적용돼 스타트업의 안정적인 B2B2C 구독형 매출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벤처 투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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