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 세종청사.

친환경 가치만 내세우는 기후테크는 지속되기 어렵고, 실제 시장에서 돈을 버는 사업 모델과 대형 성공 사례를 스스로 증명해야 후속 투자와 창업의 선순환이 열린다는 지적이 현장 기업의 목소리로 제기됐다.

생활밀착형 자원순환 플랫폼 '오늘수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어글리랩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디캠프 선릉에서 열린 그린테크포럼 2026에 참석해 국내 기후테크 산업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고 6일 밝혔다.

사단법인 그린테크얼라이언스가 주최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후원한 이 행사에는 국가녹색기술연구소,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잉카 인베스트먼트, 인비저닝파트너스 등 투자사 및 스타트업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패널토론자로 나선 서호성 어글리랩 대표는 기후테크 분야에서도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유니콘 기업의 탄생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서 대표는 유니콘 등장이 이 분야에서도 기업이 독자적으로 성장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을 일궈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실질적 성공 사례가 나와야 현장 기업들이 추진력을 얻고 모험자본과 신규 창업이 유입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는 국내 기후테크 스타트업계가 겪어온 구조적 한계와 맞닿아 있다. 다수 기업이 공공 조달이나 정부 연구개발 지원금, 초기 시드 단계의 정책 금융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는 것이다.

초기 기술 검증 단계에서는 친환경 지표나 탄소 감축 기여도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지만, 사업화와 스케일업 국면에 진입하면 높은 운영비와 더딘 매출 성장세 탓에 후속 투자가 끊기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특히 생활폐기물과 자원순환을 다루는 웨이스트 테크 영역은 물류와 수거, 선별 공정 등 물리적 인프라 비용이 크게 드는 대표적인 고비용 구조다. 규모의 경제를 조기에 달성하지 못하면 단위당 처리 단가가 치솟아 적자가 누적되기 쉽다.

수거된 폐기물을 고순도 재생 원료로 전환해 산업계에 고부가가치로 판매하는 밸류체인이 완성되지 않으면 장기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현실이다.

발제자로 나선 투자사들도 같은 점을 강조했다. 글로벌 이케아 그룹의 투자 부문인 잉카 인베스트먼트와 국내 임팩트 투자사 인비저닝파트너스는 환경적 효용이 뛰어난 기술이라도 시장성과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후속 펀딩 단계에서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시리즈 B나 C 단계로 진입할수록 벤처캐피털은 친환경 구호 대신 공헌이익과 단위 경제학,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냉정하게 검증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역할도 단순한 초기 연구개발 보조금 지급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공 실증 인프라를 개방하고 순환자원 인정 범위와 폐기물 처리 인허가 등 낡은 규제를 혁신하는 정책적 후방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성을 검증한 기후테크 기업이 유니콘으로 도약해 후발 주자들에게 성장의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을지 산업 생태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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