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형 확장에 돌입한 스타트업과 소상공인 강소기업의 최대 복병은 자금난이나 시장 경쟁이 아니라 창업자 1인의 직접 관리에 의존하던 방식을 벗어나지 못해 생기는 내부 운영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7일 스타트업 생태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문 급증과 판매 채널 다각화라는 외형적 성장에 도취된 기업일수록 내부 운영 프로세스와 고객 접점 관리를 시스템화하지 못해 성장 한계에 봉착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창업 초기 기업은 대표 한 사람이 상품 기획부터 제작, 고객 응대, 불만 처리까지 전 과정을 챙기며 밀착형 품질을 유지한다. 그러나 거래처가 늘고 대형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 입점이 성사되는 순간 한 사람의 눈과 기억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한계는 무너진다.
외부 플랫폼을 통한 대량 주문은 정형화된 시스템으로 처리되는 반면 매장 현장이나 메신저, 전화로 들어오는 직접 주문과 단골 고객 관리는 여전히 종이 주문서나 개별 직원의 기억에 머무는 불균형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이중 구조는 치명적인 운영 사고로 이어진다. 수기 주문은 누락이나 오발송이 발생해도 문제 지점을 추적할 내부 기록조차 남기지 못한다. 보냉팩 누락으로 상한 음식이 전달되거나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이 배송돼도 현장 직원은 자신이 직접 주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진다.
플랫폼 고객에게는 콜드체인과 체계적인 배송 알림이 제공되면서도 사업의 초기 기반이 된 핵심 단골 고객에게는 주먹구구식 응대가 반복되는 모순도 나타난다.
고객 불만과 피드백을 기업 내부 자산으로 축적하는 체계의 부재도 문제로 꼽힌다. 현장에서 제기된 소비자의 문제 제기가 단순한 항의나 개인 민원으로 치부돼 담당자의 기억 속에서 휘발되면 회사는 제품과 서비스의 구조적 결함을 발견할 기회를 영구히 잃는다.
부서 간 장벽이 생기기 시작한 스타트업에서는 고객지원팀이 반복적으로 접수하는 불편 사항이 제품 개발팀으로 전달되지 않고 영업 현장에서 감지한 시장의 새로운 요구가 경영진 전략 회의에 오르지 못한 채 사장되는 일이 빈번하다.
고객 접점의 현장 직원들이 회사의 신규 사업 모델이나 전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정보 단절도 스케일업의 걸림돌이다. 신규 구독 서비스나 맞춤형 상품이 출시돼도 최전선 직원이 가격과 혜택, 주문 방식을 정확히 안내하지 못하면 고객의 호기심은 구매로 이어지지 못하고 이탈로 끝난다.
전문가들은 값비싼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채널별로 흩어진 주문 정보를 단일한 흐름으로 공유하고 현장 직원이 핵심 상품 정보를 신속히 숙지하도록 하는 기초적인 내부 업무 규정조차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외형 성장이 가속화되는 국면에서 스케일업의 본질은 대표 개인의 눈과 귀에 의존하던 의사결정 체계를 현장과 조직 전체가 스스로 결함을 발견하고 기회를 포착하는 자율 시스템으로 이관하는 데 있다.
주문 한 건이 들어와 완성되고 배송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가시화하고 현장에서 포착된 고객의 목소리가 제품 개선과 조직 프로세스 혁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구축하지 못하면 화려한 매출 지표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