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이미지.

국내 AI 스타트업 한국딥러닝이 베트남 금융사와 손잡고 문서 판독을 넘어 실제 업무를 완결하는 AI 에이전트 기술실증(PoC)을 마쳤다.

한국딥러닝은 5일 신한금융그룹의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 신한퓨처스랩 베트남을 통해 신한카드 현지 자회사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와 금융업무 자동화 PoC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신한베트남은행과 서울경제진흥원(SBA)이 주최·주관한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서 한국딥러닝은 실증 성과를 인정받아 글로벌 신한 이노부스트 오픈이노베이션 리워드를 받았다.

이번 실증은 AI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금융권에 진출하던 다수 스타트업은 신분증이나 사업자등록증 등의 텍스트 인식률을 높인 점을 내세웠다.

그러나 베트남 등 해외 금융 현장의 병목은 글자를 읽지 못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현지 서식과 영수증, 비정형 증빙 서류의 복잡한 표와 서명을 해석해 코어 뱅킹이나 대출 심사 전산망에 맞게 입력하고 후속 업무를 처리하는 수작업이 직원들의 몫으로 남아 있었다.

한국딥러닝이 투입한 딥 에이전트(DEEP Agent)는 자체 시각인식 기술인 딥 OCR과 표·도표 구조 분석 기술인 딥 파서를 결합했다. 비정형 문서에서 핵심 수치를 추출해 대출 실행이나 고객 심사 등 실제 전산 조치와 즉각 연계하도록 설계됐다.

벤처캐피털(VC) 업계는 이번 사례를 국내 금융 레퍼런스를 해외 확장의 지렛대로 삼은 오픈이노베이션 모델로 평가한다. 2019년 설립된 한국딥러닝은 팁스(TIPS) 지원금을 받은 뒤 외부 기관투자 없이 자체 매출로 성장하며 국내 80곳 이상 기업·공공기관에 문서 솔루션을 공급했다.

2025년 10월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IBK기업은행 등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뒤 국내 대형 보험사와 은행권에 업무 자동화 솔루션을 잇따라 공급했다. 국내 금융사에서 쌓은 비정형 문서 처리 경험이 해외 PoC 확대로 이어졌다.

다만 PoC 통과가 곧바로 안정적인 해외 매출이나 장기 계약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본계약 전환을 위해서는 각국 금융당국의 데이터 보호 규제와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이슈, 현지 언어·양식 변화에 대응할 운영 안정성이 입증돼야 한다.

한국딥러닝이 최근 기업 환경에 맞춰 추출 기준을 직접 변경할 수 있는 AI 운영 플랫폼 딥 옵스를 선보인 것도 현장 운영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이 대중화된 환경에서 스타트업의 경쟁력은 기술 자체보다 실제 업무 완결성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서를 스캔·요약하는 AI 툴은 대체재가 많지만 금융기관 내부 전산망과 연동해 후속 결재·심사 업무를 오차 없이 수행하는 에이전트는 진입 장벽이 높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동행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